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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스라엘-이란 관계의 복잡성과 고레스 대왕의 유산: 심층 분석

by 페르마타153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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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스대왕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건국자이자 아케메네스 왕조의 첫 번째 통치자인 키루스 대왕(고레스 대왕) 은 서양사와 중동 역사, 특히 유대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입니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제국을 정복한 후 유대인들을 유수에서 해방시키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을 재건하도록 허락한 그의 정책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관용과 포용의 사례로 기록됩니다. 이 고레스 칙령 은 유대인들에게 단순한 자유를 넘어 민족적, 종교적 정체성을 회복할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했으며, 이는 훗날 유대교와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이사야서, 에스라, 역대하) 에 그의 이름이 길이 기억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성경은 그를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 '목자'로 묘사하며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러한 깊은 역사적, 종교적 유대감을 고려할 때, 오늘날 이스라엘과 이란(과거 페르시아)의 극심한 대립은 역사의 아이러니이자 복잡한 지정학적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한때 고레스 대왕의 관용과 은혜를 경험했던 유대인들의 후예들이 세운 이스라엘과, 그 고레스 대왕의 나라였던 이란이 이제는 중동의 가장 첨예한 대척점에 서게 된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고레스 대왕의 유산이 오늘날 두 국가 관계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과 함께,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의 복잡한 상황을 정치, 종교, 안보, 그리고 국제 관계적 측면에서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 하고자 합니다.


1. 고레스 대왕의 유산: 관용과 현대적 반전

고레스 대왕의 통치 방식은 제국주의적 지배와는 거리가 먼 독특한 특징을 가졌습니다. 그는 정복지의 문화, 종교, 자치를 존중하는 정책을 펼쳤으며, 이는 고대 세계에서 드문 통치 철학이었습니다. 특히 바빌론 유수에서 유대인들을 해방시키고 예루살렘 성전 재건을 재정적으로 지원한 그의 행위는 오늘날까지도 유대-페르시아 관계의 황금기 로 회자됩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계산을 넘어선, 피지배 민족의 종교적 자유와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하는 통치자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1979년 이란 혁명 이전까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관계에 미묘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팔레비 왕조의 이란은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양국은 미국의 강력한 지원 아래 "중동의 두 기둥(Twin Pillars)" 으로서 지역 안정에 기여하는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려 했습니다. 당시 이란은 이스라엘에게 석유를 공급하고, 이스라엘은 이란에 군사 기술, 정보, 농업 기술 등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 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고레스 대왕 시대의 상호 존중과 협력이 현대에도 일정 부분 계승될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러나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은 이러한 역사적 연속성을 단절시켰습니다.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이란의 외교 정책은 급진적으로 변모했습니다. 이란은 시오니즘을 서방 제국주의의 산물이자 이슬람 세계를 분열시키려는 음모 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을 '불법적 정권'으로 비난하며, 팔레스타인 해방을 주요 외교 목표로 내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과거의 우호적인 관계는 순식간에 적대적인 관계로 전환 되었으며, 고레스 대왕이 상징하는 관용과 공존의 유산은 현재의 극단적인 대립 속에서 잊혀진 역사의 한 페이지처럼 느껴집니다.

 

2. 이스라엘-이란 대립의 주요 원인과 현재 상황: 다층적 분석

이스라엘과 이란의 현재 대립은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정치, 종교, 안보, 그리고 지정학적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며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양상입니다.

1) 이념적·종교적 대립: 시온주의 vs. 혁명적 이슬람주의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혁명 이념 에 뿌리를 둔 반미, 반서방, 그리고 반이스라엘 정책을 고수합니다. 이란 헌법에는 이슬람 세계의 단결과 시온주의에 대한 저항이 명시되어 있으며,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이슬람 움마(공동체)에 대한 침략 으로 간주합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을 "가짜 정권", "종양" 등으로 비난하며 이스라엘의 소멸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결합하여 이란 외교 정책의 핵심 축을 이룹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존재가 홀로코스트와 유대인 박해의 역사 속에서 정당성을 얻었으며, 시오니즘 이 유대 민족의 고유한 자결권 실현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이러한 위협적인 수사와 정책이 자국의 생존권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인식하며, 자국 안보를 위해 강력한 억지력과 필요시 선제적 행동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이념적, 종교적 차이 는 양국 관계의 화해 가능성을 극도로 낮추는 핵심 요인이며, 양국 간의 문화적, 사회적 교류 또한 거의 전무 한 상태입니다.

2) 이란 핵 프로그램과 실존적 안보 위협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 은 이스라엘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실존적인 안보 위협으로 간주됩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자국의 생존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겠다는 강경한 '레드 라인' 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과 사이버 공격(스턱스넷 등)은 물론, 공공연히 선제 공격 가능성 까지 언급하며 국제 사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에너지 생산 및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임을 주장하지만, 과거 핵 활동 은폐 시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불투명한 협력, 그리고 고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 증가는 국제 사회, 특히 이스라엘의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2015년 이란 핵 협정(JCPOA)은 이란 핵 개발을 제한하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탈퇴 이후 이란은 다시 핵 역량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이는 이스라엘에게 극심한 안보 불안감 을 안겨주었습니다.

3) 지역 패권 경쟁과 대리전의 확산

이스라엘과 이란은 중동 지역의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대리전(Proxy Wars) 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하기 위해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 을 구축하고, 레바논의 헤즈볼라 ,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와 이슬람 지하드 등 다양한 비국가 행위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들에게 자금, 무기, 훈련을 제공하며 이스라엘 국경 인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이러한 지역적 개입을 자국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으로 간주하고, 시리아 내 이란 관련 목표물(무기 저장고, 병력 주둔지 등)에 대한 수백 차례의 공습 을 정기적으로 감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란이 시리아를 통해 헤즈볼라로 첨단 무기를 이전하는 것을 차단하고, 이스라엘 국경 인근에 이란의 군사적 발판이 마련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대리전 양상은 중동 전역에 걸쳐 불안정성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2023년 10월 이후) 은 이스라엘-이란 대리전의 직접적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전선이 확산될 위험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4) 국제 사회의 역할과 복잡한 역학 관계

미국의 중동 정책은 이스라엘과 이란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최대 동맹국으로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며,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와 외교적 압박을 통해 이란의 핵 개발 및 지역적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 합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 협정 탈퇴는 이란 내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핵 프로그램 재개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아, 이스라엘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 하지만, 이란의 완고한 태도와 이스라엘의 반발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영국, 프랑스, 독일)은 핵 협정 유지를 통해 이란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미국의 정책과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 사이에서 복잡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서방의 대이란 제재에 반대하는 경향이 있어, 국제 사회의 통일된 대이란 압박을 어렵게 만듭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아랍 국가들은 이란의 지역적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며, 이스라엘과 암묵적인 안보 협력을 모색하는 '아브라함 협약' 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중동 내 새로운 안보 지형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란 대립의 복잡성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3. 미래 전망과 당면 과제: 고레스의 꿈을 넘어

이스라엘과 이란의 관계는 현재로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 어렵습니다. 양국의 깊은 불신과 이념적 대립, 그리고 복합적인 안보 위협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들입니다.

첫째, 이란 핵 문제의 해결이 최우선 과제 입니다.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고, 이스라엘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검증과 제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내에서 이란의 핵 활동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포괄적인 합의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이란은 서방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핵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중동 지역의 대리전 양상을 완화하고 지역 안보 질서를 재편 해야 합니다. 이란이 '저항의 축'을 통해 중동 전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수니파 아랍 국가들에게도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지역 내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이란의 건설적인 역할 전환과 대리전 중단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란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지역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포괄적인 지역 안보 대화 채널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국제 사회의 일관되고 조정된 중재 노력이 중요 합니다.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 국제 행위자들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직접적인 충돌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특히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하여 모든 당사국이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단계적 상호 신뢰 구축을 유도해야 합니다.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의 역할 증대 또한 필요합니다.

결론

고레스 대왕의 시대에는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며 번성했던 역사가 존재했습니다. 그의 칙령은 종교적 관용과 문화적 다양성이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의 상황은 그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때 관용과 공존의 상징이었던 페르시아의 유산이 오늘날 극단적인 대립으로 변질된 것은 비극적인 현실입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미래는 중동 지역 전체의 안정과 번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과거의 긍정적인 유산을 되살리고, 현재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지혜와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두 국가는 끝없는 적대와 불안정의 악순환 속에서 고통받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복잡한 관계 속에서 고레스 대왕의 유산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현대 중동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관용과 상호 이해의 필요성 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현재의 대립이 너무나 깊어 그 유산마저 의미를 잃게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역내 국가들의 리더십과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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